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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진년 새해를 맞으며수필 2023. 12. 10. 20:38
한해를 보내고 새로운 한해를 맞으며
독도의 일출 이맘 때가 되면 공적으로는 회사의 프로젝트 마무리 등 바쁜일이 몰리고, 개인적으로도 망년회 같은 일정들이 겹쳐지게 된다. 그러다 보니 내가 주도적으로 시간을 관리해 나간다는 생각보다는 급류에 휩쓸려 떠내려 가는 듯한 느낌으로 시간을 보내곤 한다. 그나마 글또 활동을 통해 지난 생활을 돌아보고 개선점을 찾아 다짐을 글을 쓸 수 있어서 삶에 대한 주도권을 쥐고 있다는 안도감도 느낀다. 이런것이 글또의 긍정적인 효과일 것이다. 마침 연말도 되고 했으니, 이번 글은 9기를 시작하면서의 각오글로 한정하기 보다 세모를 맞이하여 한해를 결산하고 내년을 계획해보는 글을 쓰는것이 더 의미가 있을것 같아 글의 방향을 그렇게 잡아본다.
다사다난했던 2023년
지금까지 살면서 올해 같이 많은 일이 한꺼번에 닥친것은 처음이었다. 문제 해결을 위해 변호사들을 만나서 면담을 하고 사건을 의뢰하는 등 쉽지 않은 일들이 연말인 아직까지 진행중이다. 답답한 것은 그런 문제들이 나의 의지와 상관없이, 나의 태만이나 폴트로 인해서 발생한 것이 아니라 그냥 발생하더라는 것이다. 이른 바 살아가면서 운이라는것이 있다는 것을 다 늦게 깨닫고 있다. 차분하게 올해 내 삶을 몇가지 영역으로 나누어 돌아보고자한다.
직장생활
직장에서의 생활은 큰 성취도 없었지만 그렇다고 나쁘지도 않은 한해였다고 자평하고 싶다. 다양한 영역의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노력을 통해 회사에 기여한 부분이 적지 않다. 하지만 일은 열심히 했지만 그 일들을 통해서 내가 성장했다고는 느끼기 어렵다. 현재의 내 위치가 성취에 대한 책임을 지고 일을 직접 드라이브하기 보다는 보좌해 주는 역할이 많기 때문이기도 하고 스스로 나의 역할에 대한 바운더리를 한정하고 그 안에 머무르려는 경향 때문 이기도 하다. 회사에 많은 젊은 이들이 있는데, 업무를 통해서 그들의 역량을 키우고 성장시키도록 돕는 역할을 하지 못했다는 아쉬운 점도 남는다. 물론 아무도 내게 그런 역할을 하도록 강요하거나 그런 임무를 부여해주지 않았지만 말이다.
학교강의
이번학기는 R로 하는 머신러닝 과목을 강의했다. 지난 학기의의 데이터분석 과목과 연결된 과목으로 실제 데이터를 다루고 R로 머신러닝 학습을 수행하고 모델의 성능을 평가하는 과목이었다. 학생들의 역량과 태도의 차이가 커서 수업진행도 어려웠지만, 모두를 고르게 성장시키기 어려운 점이 있었다. 인생을 살면서 삶을 대하는 태도가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새삼 느낀다. 팀프로젝트로 데이터 수집부터 전처리, 머신러닝 학습과 평가, 결과의 개선까지 일련의 과정을 실습으로 진행하고 있다. 학생들에게 프로젝트의 수행의 과정을 정리해서 자신의 포트폴리오로 작성해서 활용할 수 있도록 지도했는데, 학생들 호응이 매우 좋다. 대학원 강의를 시작한지 이번 학기가 8번째 학기이다. 강의 내용의 깊이와 수업 진행에 대한 원숙도가 커진 좋은 점도 있지만 초창기 같은 과목에 대한 열정이 약해지는 것 같은 아쉬움도 있다. 누가 그랬던가, 노련한 교수들은 자기가 아는 것만 가르친다고, 나도 그렇게 되어 가는것 같다. 이러다가 학생들이 알아듣는 것만 가르치게 되는것은 아닐지 모르겠다.
라이프 밸런스
화목한 가정과 일, 건강을 위한 운동과 취미 생활등을 충실하고 균형있게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정년 퇴직하고 나서도 주 3일근무, 3학점 짜리 대학원 강의, 주 3회의 수영 강습 수강과 월 1회 정도 골프 라운딩을 꾸준히 할 수 있는 건강을 허락하심에 나의 주님께 감사드린다.
스트레스 관리
삶의 무게와 엄중함에 대해 겸손해야 한다는 교훈을 자주 얻는다. 편안 하기만 할 것 같은 내 삶에도 올해는 매우 곤란한 일들이 중첩해서 일어나고 있다. 호사다마라는 말은 단순히 좋은일이 있으면 나쁜 일도 있다라는 뜻을 넘어, 좋은 일이 있으면 늘 나쁜일을 대비하고 경계하며 교만하지 않게 살아야 한다는 의미로 받아들여 지는 요즘이다. 그런 일들로 부터 오는 스트레스를 슬기롭게 극복하고 이겨내는 법을 공부하고 있다.
2024년의 각오와 계획
내가 할 수 있는 영역에서는 최선을 다해 전력투구하고 그렇게해서 이뤄진 결과를 겸손하게 받아드리고 감사하겠다. 나의 의지와 관련없이 벌어지는 일들에 대해서는 용기있고 담대하게 감당할 수 있도록 정신적 내공과 신앙심을 키워야 한다는 것을 느낀다. 젊어서는 노력하고 도전하면 무엇이든 이뤄 낼 수 있다고 생각했지만 이제는 모든 살아있는 생명에게는 개체의 노력보다 더 큰 운명적인 시나리오가 있는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증명하기는 어렵지만 경험적으로 축적된 지식에서 나온 감각이다.
새해에는 좀더 어른스럽게 여유있고 넓고 깊게 살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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